우리가 숨기는 것
나와 말해본 적 없는 듯
외부는 아무데서나 쏟아졌다
완결을 떠올리기도 전에
이쪽에서는 비를 닮아가고
다른 쪽에서는 종이 더미를 닮아가고
어떤 일은 보여지는 대로 일어났다
테이블은 형식적이어서
피부는 생김새여서
뒤를 떼어냈다
얼굴에서 물기를 발라내듯
그것들은
옆으로 서서
나와 동시에 움직였다
우리는
핸들 앞에서만 손바닥처럼 말을 했다
나머지 것들에게는
정면을 모아서 보여줬다
누군가 안부를 물을 때마다
속은 질서정연해졌고
우리는
에, 하고
대충 모서리를 맞추며
보이는 부분으로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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